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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공예박물관 <보자기, 일상을 감싸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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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공예박물관 <보자기, 일상을 감싸다>

다보등 2026. 3. 11. 09:10

서울공예박물관에서는 '보자기, 일상을 감싸다' 상설 전시를 하고 있다. 2018년 92세의 일기로 생을 마감한 허동화 님이 평생 수집한 우리 자수품과 보자기 등을 포함한 소장품 5,000여 점을 서울공예박물관에 기증하였다. 3층 금기숙기증특별전을 본 후 같은 3층으로 이어지는 '보자기' 전시까지 관람을 하였다.

 


 
기증자 허동화
허동화의 수집품 중 일부는 뜻있는 사람들의 기증품이다. 그의 열정적인 수집과 전시 활동은 국내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많은 기증과 후원을 이끌어냈다. 하동화는 이에 화답하듯 자수박물관 설립 초기부터 국내외 기관에 다양한 수집품을 기증하였다. 2018년 5월 92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한 허동화는 평생 수집한 우리 자수품과 보자기 등을 포함한 소장품 5,000여 점을 서울공예박물관에 기증하였다.
 

 
허동화의 초기 수집품은 도자기이다. 그러나 대부분 파편이고 모조품과 구별이 어려워 수집이 녹록지 않았다. 그러던 중 전통 자수에 관심이 많던 부인 박영숙과 민화연구가 조자용의 조언으로 본격적으로 자수품을 수집하게 되었다.
1970년대 새마을 운동 초기 무렵 고미술시장으로 민속공예품이 다량 유입되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자수품은 다른 공예품보다 화려하고 우리의 미감을 잘 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집의 주 대상으로 인식되지 못했다. 그러나 허동화의 수집 열의와 높은 안목은 연구와 보존 가치가 큰 자수품을 모으는데 밑거름이 되었다. 또한 자수품은 주로 보자기에 싸서 보관하거나 옮기는데 허동화는 그 보자기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었다. 이후 허동화는 우리의 다양한 보자기를 수집하면서 '보자가 할아버지'라는 별칭을 얻었다.
 

 

"가방에 붙어 다니는 동사는 넣다와 메다 뿐이지만......
보자기에는 이렇게 싸다, 메다, 가리다, 덮다, 깔다, 들다, 이다, 차다와 같이
가변적으로 복합적인 무수한 동사들이 따라다닌다."
/이어령, <보자기 문명론> 중

 

나만의 조각보를 만들어 보는 체험장

 
보자기는 네모난 형태의 직물이다. 그 직물을 사용해 우리는 물건을 보관하고 장식하며 간편하게 물건을 들고 다닐 수 있다. 틀이 있는 가방에 비해 공간 활용에 편하고 재활용이 가능하여 친환경적이다. '웃음보'나 '보쌈'처럼 보자기에서 유래된 단어도 많아 일상생활에 깊이 뿌리박혀 있음을 알 수 있다.

 
<보자기, 일상을 감싸다> 전시에서는 궁중에서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화려한 문양이 있는 보자기에서부터 민간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하였던 보자기에 이르기까지 크기와 소재, 구성 방법 등의 차이와 보자기의 다양한 용도를 소개한다.

 
바느질을 하고 남은 자투리 천으로 다양한 바느질 도구와 노리개 같은 장신구를 만들었다. 이는 남은 천을 알뜰히 이용한다는 면도 있지만 정성을 모아 복을 구하고자 하는 염원도 담고 있다. 그래서 어린이의 색동저고리나 깃과 섶을 조각천으로 꾸며 아이의 장수를 기원하였다. 자투리 천을 활용한 대표적인 예로 조각보를 들 수 있다. 조각보는 자투리라도 허투루 버리지 않고 가지각색의 조각을 모아 재탄생시킨 새로운 조형 작품이다.
 

잣장식 색동 두루마기

 

 
 

 
하얀색 직물 위에 붉은색 염료로 무늬를 그려 넣은 홑 보자기이다. 보자기 가운데에는 봉황 한 쌍이 마주보고 있고 꽃이 그 주위를 둘러싸고 있다. 봉황 주변에는 서각, 모란 등이 표현되어 있다. 네 모서리에는 직물조각을 덧대어 보강하였고 5땀 상침으로 장식하였다. 네 개의 끈에는 소용돌이무늬가 그려져 있다. 직물 위에 직접 그림을 그려 무늬를 표현하는 방법은 조선시대 궁중에서 사용했던 보자기에서 많이 보인다.
 

 

 
 
서울공예박물관은 2021년 옛 풍문여고 건물 다섯 동을 리모델링해 문을 연 국내 최초의 공립 공예박물관이다.
세종의 아들 영응대군의 집터이자 고종이 안동별궁을 건립했던 역사적인 터에 자리 잡아 공간 자체로도 의미가 깊다. 2만여 점의 공예품을 마주하다 보면 과거 수공예 장인들이 모여 살던 종로구의 특성을 살린 전시 흐름 속에서 한국 특유의 섬세함에 저절로 스며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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