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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저마다 좋아하는 계절이 다르겠지만 나는 온 세상이 푸르러지고 온갖 꽃들이 피는 봄이 좋다. 봄이 오고 거짓말처럼 가로수에 새순이 돋고 꽃쌤추위 속에서도 꽃들이 피어나고 5월로 들어서자 어린이날이 입하(立夏)다. 우리 동네는 가로수로 이팝나무가 심겨져 있다. 아파트 단지 내에도 이팝나무가 많다. 여름에 들어섬을 알리는 입하에 피는 대표적인 꽃이 이팝나무 꽃이다. 벚꽃이 한창일 때도 이팝나무는 그저 묵묵히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른 나무들 보다 느리게 새순이 돋고 봄비가 잦은 어느 날 하얀 이팝나무 꽃이 폈다. 갑자기! 벚꽃이 지고난 자리를 이팝나무 하얀 꽃들이 거리를 밝혀준다. 이팝나무마다 무겁게 꽃이 달려서 가지가 휘청거린다. 이건 좋은 징조이다. 하얀 쌀밥이 그득하니 올 가을에도 풍년일 것 같다. 이..
생강나무꽃 하고 산수유나무 꽃이 비슷하여 구분하지 못하겠다는 이들도 많다.때죽나무 하고 쪽동백나무도 그러하다. 두 나무는 같은 집안으로 때죽나무과다.지난 토요일에 여주에 있는 효종 영릉에서 쪽동백나무를 보았다. 우리 동네 아파트엔 때죽나무 꽃이 그야말로 나무 전체를 덮다시피 바글바글 피었는데 영릉에서 본 쪽동백나무는 꽃이 피기 전이라 꽃봉오리만 보였다. 그조차도 나무가 커서 꽃봉오리 사진을 찍는 것도 쉽지 않아 까치발도 했다가 옆 벤치에 올라가기도 하며 간신히 꽃봉오리 몇 개만 담아왔다. 쪽동백나무 꽃봉우리가 나뭇잎에 그림자를 남겼다.이 그림자조차 다른 꽃봉오리 찍다 다시 보니 잠깐 사이에 사라지고 없었다. 쪽동백나무 꽃은 20송이 정도가 모여 포도송이 같은 꽃송이를 보여주고 있다.꽃대는 때죽나무..
동네 산책길은 온통 초록이고 꽃이다.이즈음 어딜가나 아름답다. "꽃은, 사진을 잘 받지 않는다. 꽃을 찍는 일은 어렵다.꽃은 눈으로 볼 때가 가장 아름답다.모든 살아 있는 다른 어떤 생물들도 그러하다.눈보다 더 좋은 카메라는 아직 없다.우리는 눈으로 보는 것의 100분의 1도 카메라에 다 담지 못한다." 어느 책에서 본 글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꽃 사진을 찍었다.
4월초 사과꽃을 기대하며 청송에 갔으나 사과꽃은 고사하고 잎도 미쳐 나지 않았더라. 온갖 꽃들이 우리를 현기증나게 하는데 사실 사과 농사짓는 사람들에겐 사과꽃만한 꽃도 없다. 후배 S는 오늘 아침 사과꽃 소식을 보내왔다. 이제 팡 터지기 일보 직전이라고. 서벽 / 이형권 사과꽃이 피면 서벽*에 가리라 도래기재 넘어 외줄기 길을 따라 산그늘처럼 찾아가리라 세상의 모든 길들이 옷고름을 푸는 곳 서벽에 가면 허름한 길가의 주막에 앉아 텅 빈 정류장을 바라만 보아도 좋으리 서로의 슬픔을 말하지 않은 채 서벽에는 그리움뿐이려니 그곳에 앉아서 오지 않을 사람을 하염없이 기다려도 좋으리 쓸쓸한 바람이 불고 사과꽃이 천지에 가득하여 홀로 술잔을 들며 사과꽃이 피는 서벽을 사랑할지니 아무도 찾지 않은 그곳에서 그대를 사..
규모는 작지만 사계절 나만의(?) 산책길인 기형도 문화공원에도 벚꽃이 만개했다. 벚꽃따라 걷다보면 벚꽃 풍경에 마음도 설레고 곳곳에 시비가 있어 더 낭만적이다. 기형도 문화공원이나 기형도 시인에 대해서 여러번 소개했으므로 설명 없이 넘어 갑니다~ ^^ 오! 기형도문화공원을 더욱 풍성한 모습으로 조성하고 있는 중이다. 다양한 자세로 책을 읽고 있는 조형물도 적당한 자리를 찾아 자리를 잡겠지. 온갖 화초들도 제 자리에 심어 주길 기다리고 있다. 나무만 빼곡하던 공원이 다양한 꽃들로 채워지며 공원다워질 모양이다.
흔히 알고 있는 안양천 벚꽃은 금천구와 광명시, 목동에 걸친 안양천 둑에 있는 벚꽃길을 일컫는다. 안양천 충훈벚꽃거리는 상류쪽으로 광명시를 막 벗어난 안양천에서 시작을 한다. 안양시 충훈동 벚꽃길 및 석수동 일대에 있는 벚꽃길이다. 올해는 3월 30일부터 31일 벚꽃 축제를 개최했었는데 아마도 그땐 벚꽃이 미쳐 피기 전이었을 것 같다. 축제가 끝나고 그 며칠 사이에 벚꽃은 완전 만개하였다. 1호선 석수역에서 내려서 상류 쪽으로 걷다 보면 만나게 된다. ktx 광명역에서 자이아파트를 지나 새빛 공원을 지나면 안양천으로 접근할 수 있다. 어제만 해도 벚꽃이 피기 시작하는구나 했는데 하루이틀 사이에 벚꽃이 한꺼번에 피었다. 작정하고 충훈벚꽃을 즐기러 오전 9시도 되기 전에 집을 나섰다. 집에서 30분 정도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