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해외 트레킹/산티아고순례길 800km (49)
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2018년 5월22일(사월초파일!!) 흐림, 기온16도 18명이 자는 방에서는 밤새 코고는 소리에 괴로운 밤이었다. 견디다 참다못해 수면제 반알을 먹었다. 간신히 자고 난 아침, 어제 싸놓은 김밥 일부를 아침으로 먹었다. 오이,피망 반개를 배낭에 넣고 오전 6시20분쯤 출발을 하였다. 산또 도밍고 벗어나 역시나 밀밭 길을 걷는다. 뒤쪽에서 떠오르는 해를 등에 업고 걷는다. 첫번째 마을에서 커피와 비스켓(미리 구입하여 배낭에 넣고 다니던 간식)으로 잠시 쉬었다. 도로와 나란히 걷는 길이 많았던 길이다. 그늘도 없어 괴로운 길. 마지막 4km를 남기고 정말 힘들었다. 어젯밤 잠을 설친 탓인지 오늘은 컨디션이 좋지 않다.ㅠ 벨로라도에는 12시쯤 도착을 하였다. 알베르게는 8유로이다. 레몬맥주(1.50유로)로 ..

2018년 5월 21일 흐림,비 일기예보상으로 오후에 비소식이 있는 날이다. 비가 시작되기전에 숙소 도착이 오늘의 목표이다. 오전 6시30분 출발. 오늘로 열흘째 되는 날이군. 이제 걷는 것도 이력이 붙어 여러모로 수월하다. 나는 그동안 별탈없이 잘 걸었으나 다행인건 다른 이들도 이제 이력이 붙었는지 어디가 아프다어쨌다 하는 소리들이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앞으로 남은 길도 모두 무탈하기를 바라며 오늘 아침도 상쾌하게 출발이다. 흐린 하늘을 보며 출발하였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등뒤쪽에서 해가 비친다. 동쪽에서 서쪽으로 걷는 여정이라 언제나 해는 뒤쪽에 있어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서서히 해가 높아지니 덥다. 그늘도 없는 너른 들판엔 밀밭이 끝간데 없이 펼쳐져 있다. 초록밀밭이 완만한 구릉쪽으로 달려간..

2018년 5월 20일 산티아고순례길 9일차 16.9km! 산티아고 34일 일정 중 아마도 가장 짧은 거리인듯 싶다. 다른 날보다 늦은 아침 7시30분쯤 출발을 했다. 마을을 벗어나며 사방이 포도밭이다. 꽃길과 흙길, 고속도로를 따라 걷기도 하며 오늘 우리가 묵을 도시 나헤라에 일찌감치 도착을 하였다. 사실 비아나-나바르떼-나헤라 구간은 이틀에 걸을 수 있는 거리인데 3일에 나눠 걷는 중이다. 일주일을 넘기며 탄력이 붙어 잘 걸으니 조금 길게 잡아도 좋을 것 같았는데 단장님(?)의 깊은 속내를 알 수가 없다. 여러가지 사소한 일들이 생기면서 슬슬 불만(?)이 조금씩 쌓이기 시작을 했다. 알베르게는 오후 2시부터 문을 열다고 한다길래 입구에 줄지어 세워놓은 배낭줄 끝에 우리의 배낭도 줄세워 놓고 점심을 먹..

산티아고 순레길을 걸은지 8일차 아침이다. 그럭저럭 일주일을 넘기며 기특하게도 발에 물집 하나 생기지 않고 잘 걷고 있는 중이다. 출발할 때마다 열심히 바세린을 바른 탓인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아침에 걷다보니 발목이 시끈거려 진통제 한 알을 먹었다. 여기저기 조금의 통증은 거쳐야 할 과정이려니 생각한다. 일주일 정도 걷다보니 이제 숙소 도착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익숙해졌다. 아침에 출발하기까지의 준비도 최대한 소리없이 잽싸게 잘 하고 있다. 이렇게 한달은 더 걸어야 한다니 아직은 까마득하다. 8일차 아침, 오전 7시 출발을 했다. 오늘은 나바르떼까지 22.2키로를 걸어야 한다. 흐린날씨이다. 기온 11도. 소나무 우거진 길을 걷는다. 역시나 꽃길을 걸어 로그료노에서 커피 한 잔을 마셨다. 로그료노는 ..

2018년 5월 18일 아침을 어제 먹고 남은 닭국물에 밥을 넣어 닭죽을 끓여 먹고, 비아나를 향해 오전 7시 출발을 했다. 오늘 걸을 거리는 18.3km로 짧다. 길은 평범하고 밀밭은 여전하다. 도로와 들길을 번갈아 걷는 길이다. 첫번째 만난 마을에서 커피를 마셨다. 까미노길에서 마시는 커피는 언제나 한결같이 구수하고 맛있다. 한국에서 카페라떼를 마셔보면 이런 맛이 안난다. 길을 걷다보면 교회종 소리가 시간마다(그보다 더 자주인듯) 들려온다. 작은 마을이라도 마을 하나에 성당이 하나씩 있다. 1마을 1성당이다. 오늘도 길가엔 이쁜꽃 천지이다. 한국인 순례자들이 정말 많다. 한국인줄! 비아나에 낮12시무렵 도착을 했으나 우리가 찜한 공립알베르게는 1시에 문을 연다하여 마을입구 바르에서 맥주 한 잔과 주먹..

2018년 5월17일 아침 체조를 하고 6시25분 산티아고순례길 6일차 일정이 시작되었다. 며칠 걸었다고 아침에 세수하고 최대한 소리없이 잽싸게 침낭을 접어 넣고, 배낭 챙기고 하는 일들이 감이 좀 오는 것 같다. 알베르게를 나와 가로등이 길을 밝혀 주는 골목을 걸어 마을을 벗어난다. 오늘 아침은 춥지는 않다. 얼마쯤 걷다보니 무료로 와인을 제공한다는 이라체수도원이다. 몇명의 순례자들이 우리에게 자리를 내어주며 포도주를 담은 물병인듯 보이는 병을 들어 보이며 환하게 웃는다. 오호~! 두 개의 꼭지에서 왼쪽에서는 와인이 오른쪽에서는 물이 나온다. 우리도 각자의 컵을 꺼내 한 잔씩 마셔보았다. 아침이긴 하지만 포도주는 술이 아닌(?) 음료이므로~ㅎㅎ 보데가스이라체라는 와인제조업체에서 만든 포도주를 순례객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