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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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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종주

꿈에 그리던 지리산종주를 시작하던 날!

다보등 2011. 10. 19. 09:00

꿈에 그리던 지리산종주를 시작하던 날!

 

 

 

코스 : 화엄사-노고단대피소(1박)-임걸령-삼도봉-토끼봉-연하천대피소-형제봉-벽소령대피소-선비샘-칠선봉-

세석대피소(2박)-촛대봉-연화봉-장터목대피소-천왕봉-중봉-써리봉-치밭목대피소-대원사-탐방지원센터

 

 

 

 

 

 

 2011년 10월 13일 오전 6시30분....용산역에서 이번에 함께 지리산종주를 할 4명의 멤버들을 만났다. 기어이 일을 내고야 만 우리들은 '지리산종주'라는 단어만으로도 충분히 흥분되고 밤잠을 설쳤다. 자신들보다 커보이는 베낭들을 메고 밤잠을 설친 얼굴들이지만  설레임으로 흥분된 표정에서 행복한 기대감이 얼마나 넘치도록 충만한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나 자신도 지리산종주는 정말 오래된 꿈이었다.자신이 없어 그리워만 하던 지리산종주를  멤버들이 짜놓은 밥상에 숟가락 하나 얹어놓는 심정으로 따라 나서게 된것이다. 그리고 드디어 그날이 밝았고 새벽 어둠을 헤치고 용산역을 출발한 무궁화호 기차는 구례구역으로 쏜살같이 내달렸다. 그리고 그 기차안에서 함께 한 일행중 산산님(며칠전 지났고)과 꿈꾸는 식물(다음날이 생일)의 생일을 축하하며 기차안에서 촛불을 밝히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하였으니...지리산종주라는 밀물같은 기쁨과 함께 할 친구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들뜨고 행복하여 4시간여 걸리는 구례구역까지 쉴새없이 흐르는 물처럼 우리들의 이야기도 그렇게 줄줄줄 흐르고흘러 멈출줄 몰랐다.

 

 

 

 

 

구례구역에 오전 10시58분 도착을 하였고 머핀이 진작부터 챙긴 정보에 의하여 구례시장통에 있는 동아식당으로 향했다. 허름해 보이는 외관과 달리 지리산을 산행하기 위해 내려 온 외지인들이 즐겨 찾는 식당이라고 한다. 여기서 가오리찜과 김치찌게를 시켜 이른점심을 먹었으니 지리산으로 들어 가기전에 먼저 만찬을 챙겨 먹은 셈이다. 우리를 달뜨게 했던 가오리찜이나 김치찌게는 정말 환상적인 맛이었다. 이건 정말이다~!! ㅎㅎ

 

 

 

 

 

 

 

우리가 잡은 지리산종주 코스는 화엄사에서 대원사로 하산하는  56km로 지리산 남서에서 북동으로 관통하는 일명 '화대종주'.....

그 화대종주를 2박3일 일정으로 잡은 것이다. 구례에서 택시를 타고 화엄사로 이동을 하다 택시기사가 연기암까지 택시로 갈 수 있다는 말에 무거운 베낭을 메고 오를 일이 걱정이 되어 연기암까지 가자고 졸랐다. 화엄사에서 연기암까지는 2.3km이다. 사실 화대종주라는 말을 들었을 때부터 걱정이 앞섰다. 전에 누누히 지리산종주에 대해서 들은 말이 많은 탓으로 너무 무리한 코스를 택한게 아닌가 걱정이 앞섰다. 걷는게 달인수준인 다른 멤버들과는 달리 재빠르지 못한 나는 은근과 끈기 하나로 버텨야 할 판이지라 중산리로 하산을 원했으나 묻혀 버리고......;;

 

 

 

 

 

 

 

암튼 대망의 지리산종주가 오후 1시 시작이 되었다. 노고단대피소에서 오늘 1박을 할 예정인지라 시간은 넉넉했고...아래에서 볼때와는 달리 지리산을 오를수록 단풍이 절경이다. 출발과 함께 내빼다시피한 선두는 저멀리 사라지고 혜리랑 둘이서 찬찬히 발걸음을 옮긴다.날씨는 더 없이 좋다. 살랑이는 바람에 땀을 식히고 처음엔 들리지 않던 물소리도 어느 정도 오르면서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을 한다. 혜리는 오르는 이 길이 지난 1월 히말라야 랑탕계곡을 걷는것 같다고 한다. 그래 우거진 밀림같은 숲을 걸으며 랑탕계곡의 눈녹은 물이 천지를 진동하며 흐르던 그 계곡을 걸으며 고산증으로 숨을 허덕이던 그 때가 생각이 난다. 그때처럼 천지를 뒤흔드는 물소리는 아닐지라도 충분히 그런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산행 시작한지 4시간여....오후 3시50분.... 드디어 해발고도 1,277m의 무넹기에 도착을 하였고 노고단대피소까지는 1,0km 남았다.

화엄사에서 노고단대피소까지의 코가 땅에 닿는다는 코재를 포함하여 험난한 등산로라 하였지만 생각보다는 무난한 등산로였다.무진장 천천히 걸어 올라서인지도 모르겠다. 무넹기에서 만난 어느분께 우리들의 모습을 부탁하였다. 우연인지 모두들 오스프리 베낭을 멘 기념으로 뒷모습도 찍고.....ㅎㅎ^^*

 

 

 

 

 

 

 

 

 

노고단대피소에서 저녁을 지어 먹었다. 삼계탕을 끓이고 그 국물에 칼국수를 넣고 끓여 우리들만의 만찬을 준비하여 지리산에서의 첫날밤을 축하하였다. 노고단대피소에서 바라 보는 일몰 또한 가슴이 따스해 지는 한 순간이었다. 앞으로 사흘동안 지리산에서의 우리들을 노고할매께서 보살펴 주시리라 믿으며 해가 지는 하늘을 하염없이 바라 보았다.

 

 

 

 

 

동쪽 하늘에 불쑥 솟은 달이 처음엔  무슨 경기장의 셔치라이트인줄 알았다. 어찌나 밝고 커다란지....

달이 저렇게 밝을 수도 있는지 정말 놀라운 밤이었다. 음력으로 17일이었다. 도시에서는 절대적으로 볼 수 없는 그런 환상적인 달이었다. 어둠속에서 찍은 사진이라 그날의 감동을 제대로 전하지 못해 많이 아쉬운 사진이다.....내일 비가 올 것이란 예보가 있긴 하지만 달을 보며 또 밤하늘의 별을 보며 설마 비가 올까했다. 대피소는 저녁 9시에 소등을 했고 코고는 소리와 고른 숨소리가 여기저기나는 숙소에서 지리산에 오른 흥분탓인지 나는 홀로 밤새 한 잠도 못자고 뒤척이다 새벽녘에 밖으로 나와 훤한 하늘에 덩그러니 떠있던 달을 또 보았다. 너무나 크고 밝아 서러운 느낌이 들었던 밝고 커다란 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