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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수도암 가는 길에서 길을 잃고 헤매이다 본문

사찰여행

수도암 가는 길에서 길을 잃고 헤매이다

다보등 2012. 9. 24. 08:24

수도암 가는 길에서 길을 잃고 헤매이다.

 

 

 

 

 

 

청암사에서 수도암가는길...

촉촉히 내리는 비는 최헌의 가을비 우산속에를 흥얼거리게 하였다. 산길을 걸으며 비옷이든 우산이든 입고 들고 걸어야 하는 것은 참으로 귀찮은 일이긴 하지만 호젓한 산길이 좋았고 가을비가 좋았다. 그러나 낭만은 낭만으로 끝나고 말았다. 청암사를 벗어나 산길로 접어들며 얼마 가지않아 처음 만난 계곡의 물이 불어나 신을 벗고 건너야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좋았다 신발 벗고 건너는거야 다반사이므로...그러나 그게 다인줄 알았으나 다시 계곡을 건너야 했고 그러기를 두서너번. 신을 벗었다 신었다 하는것 자체가 소용이 없다는걸 깨닫는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네번째부터인가는 아예 신발 신은채로 계곡을 건너기 시작했다. 계곡을 건너야 하는 것이 몇번에 끝날것 같지 않았다. 물론 두번째 세번째부터 신발 신은채로 건너기 시작한 도반들도 있었지만 그래도 끝까지 물에 담그지 않을려고 하였으나 궂이 계곡물 때문만이 아니라도 우선 비오는 숲속을 걸으며 옷과 신이 젖어 들었다.

 

 

 

 

 

 

 

 

 

 

 

 

 

청암사에서 수도암가는 길을 어느곳에서부터인가 잃어 버렸다.계곡을 몇번 건너며 방향을 잃어 버린 것이다. 나중에 수도암에 도착하여 지도를 보아하니 청암사 가는 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길을 잘못 들었던 것이다. 고로쇠물을 채취하는 사람들이 다니는 길로 잘못 들어서 그들이 쳐놓은 고로쇠줄을 따라 걷다보니 아예 방향감각마져 헷갈리기 시작을 하고...뒤늦게 상황을 눈치챘으나 그땐 이미 늦었다. GPS로 방향을 잡고 GPS가 가리키는 방향을 잡으려니 없는 길을 만들어 가야할 판이되었다. GPS도 자세한 길보다는 대충의 방향을 알려 주는것 같았다. 급기야 두손 두발을 다 써서 네발로 기어 올라야 할 정도로 가파른 산을 타야했다. 대충의 방향을 잡고 능선으로 올라서려니 거진 7-80도의 직벽으로 난 산을 네발로 기어 올라야 했다. 우거진 숲속에서 길도 아닌 산을 탈려니 참으로 황당하긴 하였으나 어쩌랴 가는데까지 가야한다. 모두의 안전이 걱정되는 시점이긴 하였으나 다행히 모두들 무사하게 산을 올랐다. 

 

 

 

 

 

 

그 와중에 용문신을 한듯 보이는 나무를 발견하고 사진까지 찍는 여유를 부리긴 하였다.ㅋㅋ

 

 

 

 

" 언제나 나는 길을 잃는다. 그것은 숲의 오솔길이다.

그러나 분명히 인식 할 수 있다. 오직 오솔길 위에 천국 배회의 전망이 있다.

그 밖의 숲은 사방이 나무로 우거져 있어 어둡다.

그러면서도 끊임없이 절망적으로 길을 잃기만 한다.

게다가 숲에서 한 발자국만 벗어나는 즉시 나는 천 걸음이나

숲속을 헤매면서 넘어져 영원히 일어나지 못하게 될 것이다." 라고 말한 프란츠 카프카처럼...

 

 

 

 

 

 

 

 

 

연암의 '열하일기'에 하룻밤에 9번을 건넌 一夜九渡河의 이야기는 오히려 낭만적으로 들린다는 도반의 말처럼 이 물을 건너며 이게 꿈인가 싶기도 하였다.우리가 몇번의 물을 건넌지는 일일이 세어 볼 수가 없었으나 연암처럼 9번을 건넜다고도 하고 열두어번을 건넜다기도 하였다.비가 조금 더 왔더라면 큰일날뻔한 일이다. 단체로 조난을 당할뻔 하지 않았던가....어떤이는 위급할때 119에 신고라도 할 요량으로 핸드폰의 배터리방전을 우려하여 전원을 끄기까지 하였단다. 지금 생각해봐도 참으로 위험천만한 일이었다.다행이라면 모두 무사히 수도암으로 갈 수 있었다는것.

 

 

 

 

경사70도가 넘은 비에 젖은 산삐얄을 올라 어디메쯤인지 알 수 없는 숲을 헤치고 걷다 이정표를 발견한 순간 그 기쁨과 반가움에 모두 미쳐 버릴뻔 하였다. 그리고 더 황당한건 수도암쪽에서 올라오고 있는 멀쩡한 등산객들을 보니 우리가 뭐했나 싶은 황당한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아침부터 몇시간을 산속에서 악전고투하였던걸 저들이 알기나할까? 청암사 4,350m라는 안내판의 글씨가 참으로 생경스럽다. 그러니까 제대로 된 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잘못 된 길로 들어선 탓에 생고생을 하였던 것이다. 백두산정상이라도 정복한냥 만세 삼창이라도 부르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인원을 점검하고 안전을 체크해 본다. 그리고 수도산정상이 1,790m앞에 남아있다는 안내글도 외면하고 수도암으로 곧장 직행 하산하였다. 청암사에서 수도암으로 출발할때 이왕이면 수도산정상 찍고 수도암으로 가자고 하였으나 누구라도 그 말은 입밖에 내지 않고 수도암으로 하산하기 바빴다. 수도암 700m가 어찌나 반가운지....

 

 

 

 

청암사에서 올라 오는 멀쩡한 길이 우리를 약올리기라도 하듯이 나풀대는 산악회리본을 달고 안개속에 비밀스레 숨어있다.저 길을 두고 도대체 왜???ㅜ.ㅜ

 

 

 

그저 웃지요~~뭐~~ㅋㅎㅎㅎ

 

 

수도암으로 가는 길 또한 만만찮게 가파른 내리막이긴 하였으나 다리는 날아갈듯 하다. 고생고생을 한 뒤 끝이라 이런 길쯤이야~~

일요일이라 그런지 수도산으로 오르는 산객들도 제법 많이 눈에 뜨였다. 그들은 우리가 어떤 고생을 하며 이 길을 내려가고 있는지 꿈에도 모른체 다만 하산하는 우리가 그저 부러운 모양이다. 어렵사리 산을 오르다보면 벌써 정상을 찍고 하산하는 산객들을 부러워하던 내 마음처럼 그들도 우리가 부러운 것이다. 그저 그런 하산이 아님에도 말이다.ㅋ

 

 

 

 

 

 

수도암에서 청암사까지 2시간30분이라는 안내문을 보니 더욱 힘이 빠진다. 가벼이 오를 수 있는 길을 두고 우리는 가파른 산을 헤집고 다니며 계곡이란 계곡은 다 건너며 4시간여를 헤맸다는거...얼마가 걸린 시간보다도 막막하게 길을 잃고 헤맸다는것...그러나 그럼으로 인해 수도암은 절대 잊을 수 없는 특별한 절집이 되었다. 그리고 그 와중에도 재미가 있었다면?ㅋㅎㅎ

 

이미 지나간 것은 추억이 되고 다시 그리워지는 것이 인간의 마음이고 세상의 이치인 것을...

가다가 끊기고, 가다가 없어지고,

그래서 그 가파른 길을 헉헉대며 오르던 그 산길에도 지금은 어둠이 내렸을 것이다.

그 길, 누군가 다시 그 길을 우리들처럼 허우적대며 올라 갈지도 모르는데,

다시는 길을 잃고 헤매이지 말았으면 하는 그 희망이 희망으로 끝날지.

아니면 이루어질지, 알 수 없다.-신정일-

 

 

 

 

 

 

 

산속에서 길을 잃고 악전고투 우여곡절끝에 수도암에 들어서니 꽃잎이 무수히 달린 대웅전 꽃창살이 반긴다. 어찌나 반가운지...

부처님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_()_

 

 

 

청암사 수도암 삼층석탑/보물 제 297호

통일 신라시대의 3층 석탑으로 높이는 동탑 376m, 서탑 4.25m로 수도암 대적광전앞에 마주 보고 서 있다.

 

동탑은 단층기단으로 면석에는 큼직한 눈 모양이 새겨져 있다. 1층 몸돌은 위가 좁고 아래가 넓은 형태로 모서리 기둥을 표현하고 , 각 면의 모서리 기둥에는 5cm정도 깊이로 감실을 마련하고 그 안에 조각된 연꽃대좌 위에 여래좌상을 돋을 새김하였다.

 

서탑은 이중기단으로 중석 각 면에 모서리 기둥, 안기둥 1주가 모각되어 있다. 탑신부는 몸돌, 지붕돌이 층마다 1매씩이며 1층 몸돌에만 연꽃대좌 위에 여래좌상 1구를 돋을 새김하였다.

 

두 탑의 형식이 서로 다르고 법당과는 가까우나 탑 사이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는 것으로 보아 본래 쌍탑 형식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청암사 수도암 석조 비로자나불상/보물 제307호

이 불상은 청암사 수도암 대적광전에 본존불로 모셔진 비로자나불 좌상이다. 사각형에 가까운 풍만한 얼굴은 비만한 편으로 가늘게 치켜 뜬 긴 눈과 평평한 코, 굳게 다문 입술과 턱 밑으로 짧은 주름이 근엄한 인상을 풍기고 있다. 불상의 몸체는 거구이면서도 위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법의는 형식적이고 간략하게 표현되어 있으나 반복을 피하여 변화감을 주고 있다. 손모양은 가슴 앞에서 왼손의 검지를 감싸 쥔 지권인을 취하고 있어 비로자나불임을 알려 준다. 통일신라시대에서 고려시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적인 불상으로 추정된다.

 

 

 

 

 

 

 

 

 

 

청암사 수도암 약광전 석불좌상/보물 제 296호

 

이 불상은 청암사 수도암 약광전에 있는 석불좌상이다. 머리에 관을 쓰고 있고 좁은 이마의 중앙에 커다란 백호가 박혀 있다. 얼굴은 사각형에 가까운 풍만한 모습으로 눈과 코는 가늘고 짧으며 입술은 두툼하게 표현되어 온화하면서도 중후한 느낌을 주고 귀는 길게 늘저져 있고, 목에는 세줄의 삼도가 나타나 있다. 몸에는 선으로 표현된 법의를 걸치고 있으며 좁은 어깨는 굴곡이 없이 단정하게 표현되어 다소 경직된 느낌을 준다. 머리에 관을 쓰고 있어 보살처럼 보이지만 전반적인 형태나 손가짐으로 볼 때 여래상에 가깝다. 또 약광전이라는 전각에 모셔져 있는 것으로 보아 약사여래로 보인다. 불상은 전체적으로 경직된 신체에 도식적인 옷주름이 표현되고 광배나 앉아 있는 모습이 형식화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10세기경의 작품으로 추정된다.

 

 

 

 

 

 

 

 

악전고투 우여곡절끝에 어렵사리 수도암을 찾은 우리들이지만 그사이 다 잊고 수학여행온 여학생들처럼 포즈를 잡고...하나둘~~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