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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세계속으로/겨울 티벳

판첸라마의 도시 티벳 시가체

다보등 2016. 3. 23. 12:45

판첸라마의 도시 티벳 시가체

 

 

 

 

 

 

2015년 12월 11일 간체를 떠나 오후 3시무렵에 시가체에 도착을 하였다. 라샤가 달라이라마의 도시라면 시가체는 판첸라마의 도시란다. 밝고 환했던 간체의 숙소보다 못한 허름하고 어두운 시가체 숙소에 배낭을 던져 놓고 역대 판첸라마가 머물렀던 타쉬룬포 사원엘 갔다. 오후 4시가 넘어 가는 시간 사원앞 광장엔 티벳여자들이 마치 수건돌리기라도 하듯 원형으로 둘러 앉아 칭커(티벳인들의 주식인 보리)로 만든 칭커주를 마시며 즐기고 있었다. 맛을 보자하니 흔쾌히 한 잔 가득 따라 주는데 우리네 막걸리 맛이랑 비슷하긴하나 좀 싱겁다고 해야할까? 이 여인네들은 시큼털털한 칭커주를 마치 식혜 마시듯이 잔 가득 따라마셨다. 이네들은 보아하니 타쉬룬포 사원에 참배를 하고 광장에 둘러 앉아 떠들썩하게 소풍삼아 즐기고 있는 중인 것 같아 보였다. 

 

 

 

 

 

시가체는 최근 네팔 대지진의 여파로 피해를 입은 지역이다. 시가체 지룽현의 도로변에서 산사태가 일어나고 건물이 무너져 내렸다. 10만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시가체 지역은 네팔 지진 당시 6천여 명의 주민이 고립되었다가 구조되기도 했다. 당시 티벳 전역에서는 25명이 숨지고 12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한다. 시가체는 '뜻한대로 이뤄지는 지고한 정원'이란 뜻이라고 하며 시가체 동쪽에서 서쪽으로 브라마푸트라 강이 흐르고 남쪽에는 히말라야 산맥이 우뚝 솟아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산이 있다. 시가체는 티벳 서남부의 농축산물 집산지 역할을 하고 있다.

 

 

 

 

타쉬룬포 사원앞 광장에는 청동 조각상 몇개가 있다. 여행객이 현지인에게 길을 묻는 것 같은 모습도 있고, 티벳여인이 아이를 데리고 사원엘 가는 것 같은 모습 등 재미난 조형물이 소소한 즐거움을 준다. 타쉬룬포 사원은 판첸라마가 머무는 사원이라는데 현재 판첸라마( 우리 가이드는 가짜 판첸라마라고 표현을 했다.)는 북경에 머물고 있다 하니 라샤 포탈라궁에 달라이라마가 없듯 타쉬룬포 사원도 판첸라마가 없는 것이다.

 

 

 

 

 

 

 

마을사람들끼리 사원 참배를 하고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는듯 둥글게 앉아 있는 모습이 여유롭고 평화스러워 보였다. 더욱이 대부분이 여인네들이다. 이 들은 주로 우리네 막걸리 같은 칭커주와 티벳 전통차인 수유차를 마셨다. 칭커주가 궁금하여 부탁하였더니 한 잔 가득 따라주는 것이 술 인심이 후하다. 맛을 보니 막걸리에 물을 탄것 같은 싱거운 맛이 났다. 이들은 이 술은 가득가득 따라 마시며 크게 웃고 떠들었다. 가만 보아하니 그저 별것 없이 칭커주를 나눠마시는 것 뿐인데도 불구하고 어찌나 즐겁고 유쾌한지 그냥 보고만 있어도 절로 기분이 좋아졌다. 타쉬룬포 사원 참배날은 여인네들의 해방구인가?

 

 

 

 

 

 

 

 

 

 

티벳의 수도 라샤가 관세음보살의 화신인 달라이라마의 도시라면 시가체는 아미타불의 화신인 판첸라마의 도시이다. 판첸라마는 겔룩파의 법맥을 따르는 승려다. 달라이라마 5세가 그의 스승 로방 갸초 걜첸(1569~1662)의 환생자를 찾는데서부터 판첸라마의 계보가 시작되었다. 5대 달라이라마는 자신의 스승이 죽자 그의 전세영동(환생자라는 의미)을 찾아 나섰다. 그리고 쫑카파의 제자 케도프제를 제1대 판첸라마로 선정한 후 윤회를 거듭하며 제10대 판첸라마까지 이어진다. 판첸라마와 달라이라마는 각자 환생을 거듭하면서 판첸라마가 어릴때에는 달라이라마가 스승이 되고, 달라이라마가 어릴때는 판첸라마가 스승이 되어 서로 가르침을 주고 받는다고 한다. 판첸라마는 달라이라마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서열이다.

 

 

길가에 야크고기, 양고기 등을 늘어 놓고 팔고 있다. 이 모습은 끔찍했다.

 

 

 

불교용품을 파는 상점을 지나서...

 

 

 

 

 

시가체 시장의 이모저모....

 

 

 

 

 

 

 

 

 

 

하얀 덩어리는 칭커주를 담는데 쓰는 누룩이라고 한다.

 

 

 

 

윽!!! 야크머리....;;

 

 

 

저녁을 무슬림식당에서 먹었다. 매운고추가 들어간 배추반찬이 아삭하며 매운맛이 나는게 마치 백김치같았다. 다른 요리는 거들떠 보지도 않고 그저 이 백김치로 밥 한공기를 비우니 종일 지끈거리며 아팠던 머리가 개운해지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