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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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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여행

나를 위한 행복여행 템플스테이

다보등 2018. 1. 1. 19:39

나를 위한 행복여행 템플스테이





2017년 12월 31일

화성 '용주사'에서 2017년 31일밤을 보냈다. 새해 해맞이 템플스테이는 2015년 해남 미황사에서 해맞이 템플스테이에 동참을 하고 2년만인것 같다. 일단 용주사를 선택한 이유는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곳인 이유가 크다. 용주사는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를 위해 세운 절이다. 수원광명고속도로를 이용하니 용주사까지는 40여분 정도의 가까운 절이다. 오후 3시 용주사템플스테이 효행문화원앞에 주차를 하고 이름을 확인하니 간편복을 나눠주었다. 옷을 갈아 입고 오후 3시30분부터 템플이 시작되었다. 30여 명의 인원이 동참을 하였는데 외국인이 7명이다. 네델란드, 호주, 중국, 미국 등지에서 왔으며 한국의 여러곳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 이들로 한국사찰체험을 해보고 싶어서 참여하게 되었다고 한다. 특히 네델란드 여성은 한국남자랑 여름무렵에 결혼을 한다며 남자친구랑 함께 손잡고 참여했다. 참 보기좋은 커플이었다.








오후 6시

저녁은 바루공양을 하였다. 바루공양이란 불교사찰에서 행하는 전통적인 식사의례이다. 승려가 공동생활를 할 때 필요한 규범과 법식에 따라 식사함을 말한다. 사찰에서는 식사를 공양이라 한다. 식사에 대한 고마움과 공덕을 나타낸 말로 이를 의례화하여 식사를 하는 것을 바루공양이라고 한다. 바루는 밥그릇 하나, 국그릇 하나(용주사에선 물 그릇 과 찬그릇은 없다)로 이들은 모두 포개어 하나로 되어 있다.


밥을 담은 그릇을 받들어 감사한 마음을 표한다. 그리고 밥을 다 먹고나면 슝늉을 돌린다. 슝늉을 받아서는 남겨둔 김치조각(용주사에선 단무지)으로 바루를 깨끗이 씻는다. 그때 그 물을 마셔야 한다. 그 대목에서는 참 고역이었다. 자기가 취한 식사는 하나도 남겨서는 안 되고 그 모든 과정이 끝나면 물그릇에 받았던 물로 바루를 깨끗이 씻는다. 마지막으로 바루수건으로 깨끗이 닦는다.





뚜껑울 열면 밥그릇과 국그릇이 포개어 들어있다. 회색주머니안에 수저가 들어 있다. 하얀수건은 바루를 닦는 바루수건이다.





먹을만큼 담는다. 단무지 한쪽은 마지막까지 남겨 두었다가 그릇을 씻는데 써야한다.

내가 먹은 밥그릇인데도 불구하고 마지막 그릇 닦은 물을 마시는건 고역이었다.ㅠ





오후 7시30분

스님의 법문이 있었다. 명상법에 대해 말씀하시고 올바른 명상법 자세를 알려주신다. 가부좌를 틀고 허리를 세우고 앉아 있는 자체로도 너무 힘들다. 긴호흡을 필요로 한다. 자신의 숨소리를 듣는데 집중하라는데 잘 안된다. 잡념을 없애야한다는데 온갖 생각으로 어수선하였다. 3분 명상시간, 2분 명상, 1분 명상, 차례로 하는데 1분, 1분의 시간들이 참 길다.


3개월후에 전해질 편지를 썼다. 나에게, 혹은 그 누구에게...수신인은 자유롭게 선택했도 된다.다들 진지한 모습으로 편지를 썼다.

나는 나에게 편지를 썼다. 2017년 31일 밤에 나는 어떤 맘이였는지 3개월후에 편지를 받아보면 어떤 마음일까?



돌아가면서 자신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름과 이 곳에 오게된 이유를 말하는 시간이다. 같은 장소에 있으나 오게 된 사연은 각각이다.

외국인들을 위해 통역하는 이가 옆에서 통역을 해주었다.▼ 아래 단체복을 입지 않은 이가 통역을 맡은 사람이다. 지금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서있는 사람은 호주에서 온 이로 닉네임을 폭포라고 지었단다. 폭포의 힘을 나타낸다고...





3개월후에 배달될 엽서가 하나씩 주어졌다.




열심히 편지를 쓰고 있는....



우리가 편지를 쓰고 있는 동안 도정스님은 대금을 부셨다.



밤 10시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템플에서 이렇게 일찍 잠자리에 들기도 첨인것 같다. 의외로 일찍 든 잠자리...뒤척이다. 다들 조용하다.

이렇게 조용한 마지막날을 보내다니...바라던 바이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하다.

스마트폰을 열어보니 남편이나 아이들에게서 혹은 지인들에게서 새해인사 카톡이 수십개가 쌓였다. 오늘 하루만큼은 스마트폰의 공해에서 벗어나고 싶었으나 여전히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있다. 절집에서 보내는 한해의 마지막에 감사한 모든 사람들에게 안부를 물어본다.



2018년 1월 1일

새벽예불을 위해 4시에 일어났다.

간단하게 세안을 하고 옷 매무새를 매만지고 법당에 앉았다. 도정스님의 낭랑한 염불에 따라 온 마음을 다해 새해 아침을 연다.

108배를 하며 단주(팔찌)를 만들었다. 4번 절하고 구슬 하나 꿰고, 4번 절하고 구슬 하나 꿰고, 구슬이 하나씩 줄어들며 등뒤로 땀이 밴다.

27개의 구슬을 다 꿰고나니 108배가 끝났다. 템플에 동참한 사람들중엔 아이를 데리고 참여한 가족들도 있는데 아이들도 열심히 절을 하며 구슬을 꿰어 단주를 만들고 흐믓해했다.



108배를 하며 단주(팔찌)를 완성했다.






오전7시40분

용주사 뒷산 花山으로 일출을 보러갔다. 낮으막한 산은 완만하여 편안한 산책로 같았다. 산을 오르기 시작하여 얼마 지나지 않아 붉은 해가 나뭇가지 사이로 보였다. 화려한 일출은 아니었으나 새해 첫날 일출은 긴장감과 짜릿한 흥분을 안겨준다. 일출 장소가 중요하지는 않는것 같다. 지금 이 순간! 여기! 이자리가 가장 훌륭하고 가장 중요한것 같다. 한시간여 산행을 마치고 아침 공양을 했다. 떡국이 국 대신 나왔다. 밥도 담고 떡국도 담아 맛있게 먹었다. 식사후 차담시간을 가졌다. 스님이 뽕나무차를 내려 주셨다. 의외로 입에 맞다. 도반중에 5살 어린아기가 있었는데 어찌나 맛있게 홀짝홀짝 마시는지 그 모습을 보고 다같이 웃게 되었다.

















차담시간






오전10시 30분 공식 일정이 끝나고 '용주사'엘 다시 갔다. 오늘이 새해 첫날이자 보름인지라 절에는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공양물을 준비해서 불전에 공양하고 올 한해 부처님의 가호를 빌어 본다. 이틀동안 함께했던 도반들의 소원도 모두 이루어지길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