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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굿바이 산티아고~^^*/산티아고순례길 38일차 본문

해외 트레킹/산티아고순례길 800km

굿바이 산티아고~^^*/산티아고순례길 38일차

다보등 2021. 3. 1. 20:58

2018년 6월 18일 흐림

오늘은 파리로 가는 날이다.

어젯밤에 빨아 널은 옷들은 절반쯤 말랐다. 날이 흐려 그럴 줄 알았으나 며칠 빨래할 수 없는 일정이라 그냥 했다.

 

피스떼라를 갔다온 (어제)저녁에 반가운 이들을 만났다. 언젠가 어느 알베르게에서 우리랑 같이 닭백숙을 나눠먹었던 아가씨(돈을 아끼느라 한끼 10유로하는 순례자메뉴를 한 번도 사먹지 못했다는)를 여기서 만났다. 같은 날 산티아고에 도착을 했고 땅끝에서도 이틀을 묵었다하니 우리랑 일정이 같았던 셈이다. 그런데도 작은 마을이라고 생각했던 피스떼라에서 만나지 못한 걸 보니 결코 작은 마을이 아닌 모양이다.ㅎㅎ

프랑스인 데이비드(두 번의 이혼경력이 있으며 직장도 짤리고 새로운 직장을 찾아야 하는데 그냥 산티아고로 온)도 만났다. 그는 어제 산티아고에 도착을 했고 땅끝 피스떼라는 가지 않고 내일 파리로 돌아간다고 했다. 그러면서 언젠가 한국엘 꼭 가고 싶다고 했다. 그의 직장이나 뭐 그런 것들이 다 잘되었으면 좋겠다.

 

아침은 알베르게 지하식당에서 커피랑 크로아상으로 했다.

오후 1시에 점심먹을 식당에서 만나기로 하고 일행들과 헤어졌다.

재래시장도 구경하며 대성당쪽으로 걸어갔다. 그동안 몇 번 왔다갔다 한 길이라 골목도 그리 낯설지 않다.

기념품 가게마다들어가서 구경을 했다. 딱히 살 것은 없었으나 보는 것만으로도 재밌다. 결국 버프랑 뱃지, 모자(부피가 적은)를 샀다. 오늘 파리로 갔다가 내일부터의 일정이 스위스로 넘어가서 알프스 3대미봉을 걷는 보름 일정이 연이어 있다. 그러다보니 물건이 자꾸 늘어나면 안되므로 사고 싶은 것도 눌러 참아야 한다.

 

약속한 시간 1시에 식당앞에 갔으나 네 명만이 함께 점심을 먹었다. 도착한 날도 이곳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양이 워낙 많아서 또 남기게 되었다.

대성당으로 와서 오늘도 많은 순례자들이 도착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같이 기뻐하는 마음이 일었다. 내가 막상 도착하였을 때의 덤덤한 마음에 나도 당황스러웠는데 이제사 뒤늦게 울컥하는 마음이 된다. 이 도시를 떠날려니 아쉬워서일까?

 

다양한 모양의 알베르게 도장이 앞뒤로 찍힌 순례자여권

구경 중에 시장구경이 으뜸인데 여긴 어째 설렁하다. 이른시간에 장이 섰다가 일찍 문을 닫는 시장인 듯,

생선을 파는 곳은 문을 닫은 상태였고 더러 문을 열고 있던 몇 개의 가게들~

 

 

두번이나 식사를 했던 곳
가자미구이?
엄청난 양이라 다 먹을 수 없었던...

대성당앞 광장엔 속속 도착하는 순례자들과 관광객들로 분주하다. 저마다의 포즈로 기념을 하고있는 모습을 바라보며 그 모든 일을 다 끝낸 느긋한 나는 미소로 바라본다. 막상 며칠 전 도착했을 때보다 이제 이 도시를 떠날 생각을 하니 가슴이 두근거리고 이 모든 게 꿈이었나 싶은 생각이 든다.

 

산티아고 순례길의 매력으로 '나 자신과 대화할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것과 평생 잊지 못할 값진 추억을 남길 수 있다는 것' 순례길은 참말 그랬다.

'카미노 데 산티아고', 우리에겐  '산티아고순례길' 이라는 이름으로 익숙한 이 길은 예수의 열두제자 중 한 명인 야고보의 무덤이 있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가는 여정이다. 그러나 나에게 순례길은 종교적 의미를 떠나 여행을 좋아하고 걷기를 좋아하는 연장선에서 출발한 길이었다. 추억으로 풍성해질 그 모든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지금 이순간 현재를 즐기는 게 가장 현명할 것 같다. 까르페 디엠!

 

 

산티아고순례길(38일차)을 마치고 다시 파리로 돌아가 1박을 하고 알프스 3대미봉 트레킹(15일)을 하기위해 샤모니로 이동을 하였다.

 

파리 레옹역에서 샤모니 가는 길

blog.daum.net/whdms26/17190114?category=13622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