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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이집트의 랜드마크 피라미드, 스핑크스 본문

걸어서 세계속으로/이집트

이집트의 랜드마크 피라미드, 스핑크스

다보등 2023. 4. 14. 06:10

2023년 1월 11일

이집트 여행 공식 일정으로 오늘이 마지막 날이다.

이집트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드디어 그것들을(?) 보러 가는 날이다~

 

 

이집트의 출근 시간 역시 대도시다운 어마어마한 모습을 보여준다.

차선도 제대로 없는 도로지만 차들은 아슬아슬하게 알아서들 잘도 간다.

카이로 남서쪽 피라미드가 있는 기자지구까지 출근 시간 차량들로 붐비는 도로를 따라 한 시간 남짓 걸려서 도착을 하였다.

 

 


피라미드 구역 안으로 입장을 하며 마음이 급해진다. 가이드의 설명을 뒤로하고 몸이 먼저 앞으로 나간다.

일주일 동안 이집트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어마어마한 신전이며 파라오의 무덤들을 둘러보며 그때마다 정말 입이 떡 벌어지는 경험을 하였던 터다.

피라미드와 첫 대면은 감동이었다. 세상에나?

와!!!!

상상한 것 이상의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는 피라미드.

이집트 여행 끝자락에 교과서에서나 보던, 영상 매체에서나 보던  '피라미드'.

여행 초반에 알렉산드리아로 가고 오면서 차창 밖 먼발치로 피라미드를 얼핏 얼핏 보면서 애간장을 태우던 피라미드.

이집트 여행 말미에 피라미드 일정이 들었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알겠다.

만약 여행 초반에 피라미드를 먼저 보았다면 그 외 다른 유적지를 볼 때 감동이 살짝 꺾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어마어마한 피라미드의 크기는 한 눈에도 다 들어오지 않고, 사진으로 다 담을 수도 없을 정도로 크기가 엄청났다.

인류가 세운 건축물 가운데 최대 규모라는 사실만으로도 가슴 떨리게 한다.

서두르는 우리들을 보며 가이드는 나중에 한꺼번에 다 볼 수 있는 곳이 있으니 너무 서두르지 말라며 마음 급한 우리들을 진정시켰다.

위쪽에 큰 구멍이 피라미드의 정식 입구이지만 사용하지 않고, 아래쪽에 도굴꾼들이 뚫어 놓은 곳으로 현재의 출입구라고 한다.

 

 

 

이집트를 대표하는 3개의 피라미드는 고왕국 제4왕조의 쿠푸(할아버지), 카프라(아버지), 멘카우라(손자) 등 3대에 걸쳐 지은 피라미드이다. 

지금 보이는 피라미드는 기자를 대표하는 피라미드 중 가장 크고 웅장한 쿠푸왕의 피라미드로 '대 피라미드'라고 부른다.

한 변이 227m, 높이가 146m(약 45층 이상 높이)라고 한다. 2.5톤이나 되는 큰 돌을 230만 개를 쌓아서 만들었단다.

나일강이 범람시기에 아스완에서 여기까지 물길을 이용하여 돌들을 옮겼다고 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어마어마한 크기의 이런 돌들을 제대로 된 기계도 없이 그저 사람의 힘으로 옮겼다는 것이 의심이 될 정도다. 

흔히 노예들의 피땀으로 만들어진 건축물이라고 알려졌으나 훗날 밝혀진 바로는 노예가 아닌 이집트 노동자들로 나일강 범람시기에 농사를 지을 수 없는 동안 피라미드 일을 하고 노동에 대한 정당한 품삯을 받았다고 한다. 

 

 

27년의 대공사 끝에 완공되었는데 당시만 해도 외벽이 매끈했고 맨꼭대기의 피라미디온(캡스톤)은 금이어서 매우 크고 아름다웠다고 한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며 이슬람 사원이나 다른 건축 자재로 쓰기 위해 외벽의 석회석들을 뜯어가 버렸고, 현재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것은 울퉁불퉁한 내부 암석들이 그대로  드러난 포장 이전의 외벽 모습이다.

 

 

 

인간이 세운 가장 높은 건축물이라는 타이틀을  유지했던 건물답게 고대부터 수많은 기록에 등장한다.

이 고왕국의 피라미드들은 이미 고대 이집트에서부터도 고대의 유적으로 유명했으며 가장 오래된 기록은 기원전 5세기 경에 그리스의 역사학자 헤로도토스의 것인데. 이때에도 피라미드는 이미 지어진 지 2천 년이나 지난 고대 유적이었다.

 

 

 

피라미드 내부는 신청자만 들어가기로 하였으나 일행들 대부분 신청을 하는 것 같았다. 들어가는 길이 협소하여 폐쇄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힘들 수도 있다며 주의를 주었다. 들어가도 후회, 안 들어 가도 후회한다는데 내 생애 언제 또 와보겠냐?

들어가 보고 후회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을 하였다. 땀을 비 오듯 흘리며 나오는 사람도 있어 역시 피라미드 안으로 들어가는 일이 쉽지는 않겠다 짐작이 되었다. 

기대와 긴장감으로 흥분된 걸음으로 일단 입장하고 본다. 내부로 들어가는 길은 좁고 가파르고... 아주 가파르고... 엉거주춤 허리 필 사이 없이 그렇게 들어간다. 좀은 힘들게 앉은 걸음으로 엉금엉금 (기다시피) 걸어야 하는 구간도 있었다.(90도 각도로 구부러진 이런 자세로 관광객이 많으면 지체가 되어 더욱 힘들었을 것이다). 이런 과정들이 힘은 들었으나 기대감과 긴장감과 흥미로움 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호기심으로 긴 미로를 따라 들어갔다. 그 미로 끝에 텅 빈 석관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당연히 뭐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는 하지 않았으나 허탈했다. 

 

 

대 피라미드의 중심부에 위치한 왕의 방 내부에 자리한 큼직한 화강암으로 제작된 관. 중세 시대에 발견되었을 때 이미 모조리 도굴당한 상태라 그 어떠한 것도 발견되지 않았단다.

 

쿠푸 피라미드
고깔 모자를 쓴 것 같은 카프라 피라미드(상단에 석회암 외장석이 남아있다)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1798년 이집트 원정 피라미드 전투가 시작하기 전 피라미드가 보이는 위치에 군대를 정렬하고 사기를 고취하는 연설을 했다. 

"제군, 이 피라미드 위에서 4천년의 역사가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다."

나폴레옹이 지중해를 건너 알렉산드리아를 점령한 다음, 1798년 피라미드에서 약 9마일 정도 떨어진 엠바베 마을에서 오스만 대군과 큰 전투를 벌여 프랑스 군대가 대승을 거두었다고. 이 전투를 '피라미드 전투'라고 부른다.

가이드가 들려주는 이런 에피소드도 재미있었다.

 

 

 

우리는 피라미드를 배경으로 단체 사진도 찍고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피라미드를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 피라미드 측면까지 걸어가 보기도 하였다. 돌들 하나하나 신비스럽고 감탄스러웠다. 

다시 버스로 이동을 하여 세 개의 피라미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뷰포인트로 이동을 하였다. 

사진에서나 영상으로 보던 세 개의 피라미드가 나란히 늘어서 있는 모습을 마주하고 다들 또 감탄을 하였다. 와!!!

가장 왼쪽에 있는 피라미드(대 피라미드)가 사실 더 크다고 하는데 지형상 두 번째 카프라 피라미드가 더 커 보인다.

 

피라미드가 있는 곳에서 보이는 카이로 시가지

 

 

우리는 다시 버스를 타고 스핑크스가 있는 곳으로 이동을 하였다. 피라미드가 있는 지역은 워낙 넓어서 걸어서 다닐 수가 없다(뜨겁고 덥기도 하고). 우리처럼 단체 관광객은 버스로 이동을 하면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말이나 낙타를 타고 다녀야 한다.

 

 

와!!!

차창밖으로 스핑크스가 보이자 버스안이 소란스러워졌다.

다시 한 번 탄성이 절로 났다. 피라미드에 이어 드디어는 스핑크스 앞에 까지 왔다!

이집트 여행이 진정 실감이 났다.

책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거대하고 압도적이다. 

스핑크스 하면 떠올릴 이집트의 스핑크스.

<기자의 대스핑크스>로 불리는 것으로 카프레 왕의 피라미드 근처에 위치하고 있다 하여 카프레의 얼굴로 추정되는 스핑크스는 사람 머리와 사자의 몸으로 엎드린 모습으로 앉아 있다.

고대 이집트어로는 그리스식 표현인 '스핑크스'라고 칭하지 않았고 살아있는 (왕을) 닮은 형상이라는 뜻의 "셰셰프 앙크"라고 불렀다고.

 

 

카프레의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돌로 쌓아 만든 피라미드와 달리 스핑크스는 석회암으로 된 하나의 거대한 산을 깎아서 만들었단다. 머리는 마치 파라오처럼 관을 쓴 형상이다. 모래에 묻혔던 몸은 비교적 훼손이 덜하지만 얼굴 부분에서 코가 부서져서 사라졌다. 코 외에도 이마에는 파라오 왕관의 상징인 코브라가 있었고, 턱에는 턱수염도 달렸으나 지금은 사라졌다.(턱수염은 영국대영박물관에 소장)

스핑크스의 코를 누가 망가트렸는지를 두고 여러가지 전설이 나돈다. 나폴레옹이 이집트 원정 왔을 때 병사들이 스핑크스의 얼굴에 대포를 쏘아서 망가졌다는 설, 중세 무렵 코가 없으면 부활할 수 없다는 고대 이집트의 전설을 들은 이슬람 극단주의자가 망가뜨렸다는 설 등등이 있다.

 

 

스핑크스는 수천 년 세월이 흐르면서 목 아랫부분은 모래에 파묻혔다. 투트모세 4세가 왕자 시절 모래 둔덕에서 잠이 들었는데 꿈속에서 스핑크스가 나타나  '나를 모래 속에서 꺼내주면 왕이 되게 해 주겠다'는 꿈을 꾸었고, 모래 속에서 스핑크스를 꺼내주고 그는 파라오가 되었다고 한다. 장자 세습의 고대 이집트에서 투트모세는 장자가 아니었으며 자신이 파라오가 된 것은 신의 계시였다는 것을 알리려는 의도가 깔린 꿈이야기이었을 수도 있다고 한다.

투트모세는 파라오가 된 이후 그 일화를 새긴 비석을 스핑크스 앞발 사이에 세워 놓았고, 그 비석은 아직까지도 스핑크스 발 앞에 남아있다.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온 이름, 피라미드, 스핑크스.

이집트의 신비, 황량한 사막에 4600년 동안 서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 떨리게 감동적이었다.

풀 한 포기 없는 사막의 언덕 위에서 3기의 피라미드와 스핑크스를 올려다보고 내려다보는 순간들이 황홀하다.

이집트에 오길 정말 잘했다.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관광을 마치고 인근 현지인 식당에서 다양한 소스를 곁들여서 닭고기 바베큐랑 비둘기 요리를 먹었다. 닭고기는 당연히 다들 잘 먹었다. 비둘기 요리는 이집트 전통요리로 고급요리라고는 하지만 우리 식탁에선 아무도 손을 대지 않았다. 비둘기 뱃속에 우리네 닭백숙처럼 다양한 재료가 섞인 밥이 들었단다. 

 

닭고기 바베큐
비둘기 요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