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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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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세계속으로/일본

아소阿蘇의 아침

다보등 2023. 11. 27. 07:13

'낯선 장소에 낮에 도착하는 것과 밤에 도착하는 건 너무나 다른 여행의 시작이다.'

이런 글이 생각나게 하는 아소의 아침이었다.

커튼을 젖혀 밖을 내다보았다.

안개가 자욱한 창밖 풍경은 키 큰 삼나무들과 들이 어우러져 내가 해외여행을 오긴 왔구나 싶은 근사한 풍경을 선사했다.

아소의 아침이 너무 아름다워 창밖을 보느라 아침이 늦었다.

 

 

 

호텔 뷔페식 아침이다.

사람이 많은지 자리가 없다고 번호표를 내준다.

가이드 말에 의하면 식당 문 열기 전부터 다른 팀들이 대기하고 있었다고 한다. 아마도 출발 시간이 빠른 팀이었나 보다.

우리도 단체지만 어제 보니 다른 단체들도 많이 왔더라.

거기다 중학생쯤 되는 일본 아이들이 수학여행을 와서 복도에서 많이 마주쳤다.

대기표를 받고 잠시 기다리니 금방 자리가 나서 안내를 해주었다.

집 나오면 아침을 든든히 먹어야 하루 일과가 덜 피곤하다는 나의 지론이다.

그래서 집에서는 안 먹는 아침이라도 여행 오면 꼭 챙겨 먹는 편이다.

 

 

쿠마몬

 

어딜 가나 자주 보게 되는 곰 캐릭터.

구마모토에서 만들어진 유명 캐릭터 상품 중 '쿠마몬'이다. 일본 규슈지방에 위치한 구마모토현의 마스코트이다.

구마모토熊本는 곰이 없는 지방이다. 쿠마몽 캐릭터가 생기면서 구마모토현은 물론이고 인근 나가사키현이나 후쿠오카현 관광지 어딜가나 볼 수 있는 인기 캐릭터이다.

쿠마몽은 '몽'이 귀여운 느낌을 주고 구마모토 사투리로 '몽'이 사람을 뜻하여 구마모토랑 발음이 유사한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쿠마는 곰을 뜻하는데, 구마모토의 쿠마도 熊자를 쓴다.

 

방번호를 확인하고 대기표를 내주었다.

 

 

아침을 먹고 와 창밖을 보니 안개가 걷히고 있었다.

안개가 걷히며 조각보 같은 아름다운 들도 보이고 마을도 보이는 풍경에 부지런히 사진을 찍어 가족 단톡방에 올렸다.

아소의 아침이라며...

아이들이 다들 감탄하며 아름답다고 한 마디씩 거든다.

 

'우리가 외국에서 이국적이라고 여기는 것은 우리가 고향에서 갈망했으나 얻지 못한 것일 수도 있는 것이다.'

-알랭드 보통, 여행의 기술 중에서-

 

 

아소 빌라파크 온천 호텔

 

 

키 큰 나무들이 성벽처럼 도열한 이런 풍경을 보면서 한 시간 반 정도를 갔다.

일본 삼일째 일정으로 구마모토에 있는 일본식 정원엘 가는 중이다.

스이젠지(水前寺) 조주엔(成趣園)은 아소산의 복류수가 가득한 회유식 정원으로 1929년 국가의 명승 사적으로 지정된 곳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