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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물의 도시 야나가와, 아름다운 수로마을 본문

걸어서 세계속으로/일본

물의 도시 야나가와, 아름다운 수로마을

다보등 2023. 12. 4. 15:26

지난 11월 초에 다녀온 3박 4일 일본 여행 삼일째 이야기이다. 그러고 보니 벌써 한 달 전 이야기가 되었다.
오전에 먼저 구마모토 일본 정원을 둘러보았고 다시 야나가와 수로마을로 가는 도중에 마트에 잠시 들렀다.
왜 들렀는지는 모르겠으나(버스 안에서 조느라 설명을 듣지 못했다) 보아하니 로컬푸드 개념의 그리 크지 않은 마트였다. 
일행 중 한 명은 무슨 간장을 사더라만 낯선 간장으로 뭐 새삼스런 요리를 할 자신도 없고 나는 그저 내손에 익숙한 우리네 간장이면 된다고 생각한다.

 

 

 
 
 
아름다운 수로마을 야나가와는 약 2000년 전 아리아케 해의 넓은 개펄이 육지로 바뀌면서 사람들은 다습 초원을 파서 물도랑을 만들고 생활용수나 농업용수를 저장하여 두었다.  물도랑은 약 400년 전 야나가와의 지방 영주가 성하에 물을 끌어들이기 위해 야베 강 등 하천을 개수하고 성벽 주위는 전쟁 준비로 겹겹이 해자로 둘러싸이게 한 것이 지금의 물의 도시 야나가와라고 한다. 성곽마을을 방어하던 옛 야나가와 해자의 기능은 여유로운 뱃놀이를 즐길 수 있는 수로로 바뀌었다.(관련 자료 참조)
 

 

 
 
후쿠오카의 야나가와에서 수로를 따라 뱃놀이를 하는 것은 분주한 거리를 떠나 한가롭게 강 위를 떠다니며 완전히 새로운 시각으로 마을을 감상하는 시간이다.
배는 베네치아의 곤돌라 느낌이 나는 유사한 방식으로 이런 평저선을 일본어로는 돈코부네라고 한단다.
 

 
 
긴 배 한 대에 22명 전원이 탔다. 이래도 되나 싶었는데 이래도 된단다~~ㅎㅎ
가이드 말에 의하면 두 대에 나눠 탈까 했는데 다 타도 된다고 했단다.
좁고 긴 배는 정원이 25명은 되는 가 보다.
 

 
 
들어보니 수로 주변에는 벚나무가 많아서 봄이면 벚꽃이 휘날리는 풍경이 환상 그 자체란다.
벚꽃이 눈처럼 날려서 수로에 내리는 모습은 그저 상상으로 그려 볼 수밖에 없었다.
벚꽃은 없었지만 수로 주변의 풍경이 충분히 아름다웠다.
 

 
 
 
서로 지나치며 손을 흔든다. 이럴 땐 왠지 친해진 기분이 든다.
어! 저이들은 고깔 모자를 썼네?
저런 모자는 유료로 빌려 주는 곳이 있단다.
 

 
 
 
수로에서는 몇 군데의 다리 아래를 통과해야 하는 데 어떤 곳은 정말 다리가 낮아서 머리가 닿을 지경이었다.
다리 위에 사람들이 서서 구경을 하고 있길래 '뭐지?' 했는데 이곳의 다리가 가장 낮은 곳이라 엎드리는 장면을
구경하고자 이래 모여 있는 것 같았다.
뱃사공이 바닥으로 내려 앉으라는 신호를 했다. 보아하니 다리가 낮아서 자칫 머리가 부딪칠 것 같아 보였다.
'우와~~ 아!' 비명을 지르며 너도나도 바닥으로 내려앉아 최대한 머리를 숙였다.
나중에 보니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뱃사공이 재미를 주려고 우리를 바닥으로 내려가라 했던 것이다.
사공은 다리 위로 훌쩍 뛰어 올라 다리를 건너 뱃전으로 다시 내려왔다. 
최대한 수그리고 있던 우리의 모습이 어찌나 웃기던지 서로 마주 보고 하하 호호 웃었다.
그러고도 몇 개의 다리를 더 지났다. 그럴 때마다 '수그리',  '아까멘치로'를 외쳤다.
 
 

 

 

 

 
 
길고 폭이 좁은  배 위에서 대나무 장대로 노를 저어 수로를 운항하는 뱃사공은 처음엔 엔카를 구성지게 불러 주었다.
그러다 우리가 잘 아는 트롯트를 불렀다. 간단한 한국말 추임새로 우리의 기분을 들었다 놨다 하기도 하였다.
이 뱃사공이 어찌나 쾌활한지 우리는 모두 웃느라 지루할 틈이 없었다.
나중에 기분 좋게 팁도 넉넉히 건넸다.
처음엔 배를 타러 간다길래 무슨 배를 타나 했는데 이래 타고 보니 재미도 있고 이리저리 수로를 누비는 것도 나쁘지 않았던 것 같았다.
 
 

 
 
선착장에 도착하니 또 다른 관광객들이 배에 가득가득 타고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느릿느릿 작은 배를 타고 뱃사공이 들려주는 노래를 듣는 뱃놀이도 매력적이긴 하였다.
사실 뱃사공이 저리 열심히 놀아주지 않았으면 지루할 뻔하였다.
 

 
 
 
점심을 먹으러 어느 식당엘 왔다.
식당 이름이 今日이었는데 푸전요리라고 적혀 있었다.
 

 
 
와!
아기자기 끝판왕이다.

이런 예쁜 정식이 앞에 놓였다.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고 조금도 모자라지 않는 식사였다. 하나도 남김없이 싹싹 다 먹었다. 
후식으로 나온 카스텔라조차 남김없이 다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