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내시묘역이 있던 초안산 산책 & 창동 서울시립사진미술관 '컴백홈' 본문
지난 토요일에 가칭 네 자매가 만났다. 우리 넷은 지난 1월에 강릉 싸리골에서 만나고 석 달 만인가 보다. 나는 토요일 아침에 합류를 하였고, 셋은 어제 J네서 묵었다. 이른 점심을 먹고 집을 나서 전철을 이용하여 조선시대 내시묘역이 있었다는 초안산 산책길에 나섰다. 월계역에서 내리니 바로 초안산 산책로 입구다. 초안산 인근에 아파트가 많으니 접근할 수 있는 진출입로가 다양한 것 같다.

도봉구 창동과 노원구 월계동에 걸쳐 자리한 초안산(114m). 겉으로 보기에는 집 근처 동산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 들어서면 제법 우거진 수풀 사이로 여러 갈래의 길이 이어진다. 덕분에 동네 주민들의 산책코스로 사랑받고 있다.



'내시네 산'으로 불리는 초안산은 인조 12년(1634) 승극철 내시 부부묘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조선시대 상궁 박씨 묘비가 발견된 곳이다. 초안산 분묘군은 국가사적 제440호로 지정되어 있다.

초안산 조선시대 분묘군 / 사적 440호
초안산(楚安山)에는 내시들을 비롯해 양반과 서민 등 조선시대 분묘 1,000여기가 있다. 특히 이곳에는 조선시대 궁중의 여러 업무를 담담하던 네시부의 관원인 내시의 분묘가 모여 있다. 따라서 이 초안산을 '내시네 산'이라고도 불렀다. 기록에 따르면 내관을 지낸 김계한과 그의 아들 김광택의 묘가 있었는데 오래전에 이를 양주 효촌리로 옮겼다. 이곳에 남아 있는 내시 묘 중 가장 연대가 오래된 것은 김계한의 손자 승극철(承克哲)의 묘인데, 묘표의 건립연대가 1634년(인조 12)이다.
내관들은 양자로 대를 잇기 때문에 손자의 성이 다르기도 하다. 이곳에 있는 내시의 묘들은 대부분 궁궐이 있는 서쪽을 향하고 있다. 이것은 초안산의 지형적 특징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지만, 죽어서도 궁궐을 바라보며 왕의 안녕을 기원하기 위한 것이라고도 전해진다.
일제강점기까지도 마을 사람들이 매년 가을 이곳에서 내시들을 위해 제사를 지냈다. 이곳엔 다양한 계층의 분묘와 수많은 석물들이 시기별로 분포되어 있어 이곳은 조선시대 묘제와 석물의 변천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디.










짧게 산책을 마치고 녹천역에서 전철을 타고 한 정거장 이동을 하여 창동역 1번 출구로 나오면, 왼쪽으로 서울시립사진미술관이 있다. 이곳은 지난번에 내가 다녀갔기 때문에 익숙하게 길을 안내하였다.

사실 계획에 없던 사진미술관이다. 초안산이야기 끝에 서울시립사진미술관이 가까운 곳에 있다는 나의 말에 다들 솔깃하여 가기로 한 거였다. 나는 지난 2월에 '사진이 할 수 있는 모든 것' 전시를 보았는데, 검색해보니 마침 4월 9일부터 새로운 전시를 하고 있어서 내심 좋았다.
2026년 서울사진축제 <컴백홈>
2026.04.09 - 06.14
무료관람
한국사진계를 대표하는 작가 한영수(1933~1999), 박형렬, 이한구 등과 신진 작가 김민, 신수와, 이예은 등 총 23명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은 이번 서울사진축제의 주제를 '집으로의 귀환'으로 정했습니다. 여기서 집은 물리적인 공간을 넘어,기억과 감정이 쌓인 자리이자 각자의 시간 속 고향을 뜻합니다. 사진은 그러한 기억을 현재로 불러내어, 지나온 삶의 장면과 다시 연결하는 힘이 있습니다.
이번 축제를 통해 사진이 기억을 불러오고 관계를 연결하며 서로 다른 삶의 자리를 잇는 일상의 매체임을 다시금 나누고자 합니다. <컴백홈>이 서울사진축제의 귀환을 축하하고, 함께 기억을 만들어가는 공동의 집으로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 전시 안내 책자
섹션 1 : 집을 이루는 것
오석근, 박형렬, 정경자, 한영수 등 네 명의 작가를 통해 사람들의 믿음이 새겨진 표면으로서의 집과, 터전이 되기 이전의 흔적, 기억이 머물다 흩어지는 장소이자 관계가 확장되는 삶의 반경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준다.




한영수는 서울의 풍경을 통해 집이 실내를 넘어 골목과 이웃, 공동체의 관계 속에서 형성되어 왔음을 포착한다.
서로 다른 시간과 시선을 지닌 이 작업들은 우리가 집이라 불러온 공간이 하나의 고정된 형태가 아니라, 다양한 환경과 조건이 겹쳐지며 형성되어 왔음을 보여준다.




기억도 나지 않는 까마득한 어느 시간에 집앞 골목 어귀에서 동생을 업고 엄마를 기다리던 나의 모습 같아서 한참을 들여다보았다.




섹션 2 : 이동하는 집
집이 더 이상 하나의 장소나 지역에 머무르지 않고, 기억과 언어, 정착과 이동의 조건에 따라 변화하는 과정에 있음을 살펴 본다.









섹션 3 : 길 위에서
사진을 매개로 다양한 실험을 이어가는 작가들의 작업을 통해, 오늘날의 집이 개인에게 어떠한 의미로서 자리매김되고 있는지 살펴본다.
고정된 거주 공간이나 아늑한 안식처로서 집을 넘어, 우리가 발 딛고 서있는 삶의 경계로 확장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다원은 일상적인 공간 속에 숨겨진 기억과 심리적 풍경을 사진으로 기록해 왔다. 평범한 장소들이 품고 있는 내밀한 이야기를 응시하며, 공간 속에 겹겹이 쌓인 층위를 드러내는 작업을 지속한다.



2016년부터 십여 년에 걸쳐 지속되어 온 프로젝트는 이번 전시를 통해 450여 점의 액자가 결집한 대규모 설치 작품으로 구현된다. 매일 밤 뒷골목을 누비며 기록한 사진과 수집한 액자들은 작가에게 가족의 상실과 경제적 위기라는 고통 속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선택한 생존의 방식이기도 하다. 발전과 소외 사이에서 부유하는 도시의 잔해들은 화려한 마천루의 이면을 보여주고 우리 삶의 불안정한 지층을 드러낸다.


이한구의 군용(軍用) 연작은 1989년 군 복무 당시 작가가 포착한 병영 생활의 내밀한 기록이다.
작가의 시건은 거대 집단의 서사 아래 가려진 개개인의 존재와 그들 사이의 관계, 그리고 청춘의 생명력을 묵묵히 증언한다.







섹션 4 : 우리의 집
이상적인 가치와 내일의 희망을 담은 '우리의 집'
일곱 명의 작가는 각자의 시선으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삶의 본질적인 의미를 탐색한다.여기에서 집은 역사적 상흔을 품은 터전이자, 몸의 감각과 공동체 의식, 내면의 풍경이 머무는 자리로 다가온다.

마치 그림 같았던 사진 작품









일상에서 가장 가까운 매체, 사진. 우리는 사진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미술관을 거닐며 사진이 담고 있는 익숙한 풍경과 기억을 새로운 시선으로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1층 로비에는 네 컷 사진을 찍는 코너가 있었는데 우리 모두 해보지 않은 거라, 여러 번 시도 끝에 어떻게 찍히는 가 이해를 하고 완성된 인생네컷 사진~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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