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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연곡사를 나와 섬진강변을 지났다. 무성한 나무들 사이로 섬진강이 얼핏얼핏 보인다. 하동 섬진강변은 봄에는 벚꽃으로 유명한 길이지만 지금은 도로변에 밤꽃이 만개하였다. 이 길에 밤나무가 이렇게 많았나? 보아하니 키 큰 나무들 사이사이 배롱나무도 많이 보인다. 밤꽃에 이어 여름에는 배롱나무꽃이 피어 붉게 물들겠다. 화개삼거리에서 쌍계사 방면으로 들어가며 초입에 있는 하나로마트에서 장을 봤다. 청송댁 S가 오면서 식재료를 챙겨 온다 하였으나 뭘 얼마나 가져올지 몰라 우선 몇 가지 준비를 했다. 점심때 십여 년 전 고향 하동으로 낙향(?)한 오랜 도반인 보현님께 전화를 했다. 혹시 시간이 되면 올 수 있냐고. 무척이나 반가워하시며 저녁에 찾아오셨다. 하동에 살면서도 의신마을을 처음 알았다며 내비가 이끄는 대로 ..

6월 6일지리산 자락에서 연휴를 보낼 일정으로 광명역에서 오전 6시 27분 KTX를 타고 익산으로 출발하였다. 익산역 도착 시간에 맞춰서 J가 마중 나와 있었다. 나를 태운 J는 전주로 가서 애니 언니를 태우고 출발했다. 언니를 4월에 만났으니 두 달만에 보는 거다. 사실 거의 매일 카톡으로 만나고 근황을 알 수 있는 사진이 오고 가니까 매일 보는 셈이다. 구례군으로 들어 서 다슬기탕으로 점심을 먹었다. 하동이 재첩으로 유명하다면 구례는 다슬기의 고장이라고 한다. '숙소로 가기 전에 연곡사는 어때?'라는 언니의 말에 합창 하듯 '당연히 좋아요!'피아골 연곡사는 예정에 없었으나 연곡사를 하도 오래 전에 가본 곳이라 기억에도 가물거리니 막 기대가 되었다. 연곡사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우선 피아골 계곡을 ..

5월 17일(토)"DMZ 평화의 길"은 남북평화 촉진과 접경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DMZ 인근 뛰어난 생태, 문화, 역사자원을 기반으로 인천시 강화군에서 강원도 고성군까지 총 526km 구간에 이르는 세계적인 명품도보여행길이다. 강화 평화전망대를 시작으로 고성 통일전망대까지의 총 36개 코스로 구성되어 있으며 코스 구성은 상시주노선, 예약주노선, 테마노선으로 구분되어 운영되고 있다. ● DMZ 평화의 길 5코스 (20.35km) : 고양종합운동장을 출발해 파주 통일동산까지 걷는 길이다. 철새도래지, 철책 등 한강 하구의 다양한 면모를 만나볼 수 있는 구간이다. 파주출판도시를 거쳐 통일동산까지 이어지는 시골길을 경험할 수 있는 코스이기도 하다. 동패지하차도- 평화의 길 5코스, 경기둘레길 5코스, 평..

일월수목원은 2023년 '더 살아 있는 자연을, 시민의 일상 속으로'를 모토로 일월저수지 옆에 조성한 공립 수목원이다. 방문자 센터에 들어서면 유리창 너머로 수목원 정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수목원을 찾은 관람객들이 사계절 좋아하는 공간은 온실이다. 지중해. 호주. 남아공이 고향인 식물 302종이 빼곡한 온실에 들어서면 따뜻한 지중해로 순간 이동을 한 듯한 기분이 든다. 온실에선 '정원을 사랑한 지중해 화가 모네'를 주제로 한 이 한창이다. 일월수목원의 야외 정원도 여유롭다. 습지원 주변을 거닐거나 벤치가 놓인 숲 정원에서 쉬어 가기 좋다. 2025. 3.11. ~ 9. 14. 투표를 끝내고 집으로 가지 않고 1호선 전철을 탔다. 성균관대역 2번 출구에서 27번(또는 27-1번)을 타고 율현중학교에서..

안양시 만안구에 있는 안양유원지(현 안양예술공원)는 신라시대 원효, 의상, 윤필 세 스님이 수도했다는 삼성산과 관악산, 삼성천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계곡은 일찌감치 일제강점기부터 여름철 피서지로 유명했다. 1930년대에 이미 풀장이 조성되기 시작했고, 1969년에는 안양유원지라 불리며 국민관광지로 지정되었다. 이후 안양시는 2000년대 들어서 안양유원지를 대대적으로 정비하여 2005년에는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사업을 통해 안양유원지를 거대한 야외박물관으로 만들었고, 이름도 '안양예술공원'으로 바꿔 달았다. 안양박물관 일대는 현재 중초사지 발굴 조사가 한창이고 같은 장소인 안양사지에서 나온 유물들은 안양박물관에 전시 중이다. 당간지주는 당(깃발)을 걸었던 장대를 지탱하는 기둥을 말한다. 화강암으로 만든 이..

힘든 날일수록 나를 보살펴야 한다. 마음이 지칠수록 아름다운 노래를 들어야 하고, 고민이 많을수록 아침을 든든히 챙겨 먹어야 한다. 정신없이 바쁠수록 동네를 천천히 산책해야 하고, 컨디션이 안 좋을수록 창문을 활짝 열고 기지개를 켜야 한다. 힘든 일 투성이라고 해서 그날 하루 전체가 고통으로 가득 차게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된다. 힘겨웠던 하루 중에 단 몇 분이라도 괜찮을 수 있다면, 그로 인해 그 하루는 다른 의미를 갖는다. 힘들었던 날이 아니라, 힘들지만 견딜 만했던 날로 정의될 수 있다. 우지현 그림에세이 멀쩡한 호접난을 뿌리째 뽑아 버렸길래 주워다 새 화분에 옮겨 심었다. 상태도 괜찮고 또 저렇게 버려졌어도 다시 심어 놓으면 어지간하면 죽지는 않을 것이다. 내 맘대로 마늘장아찌 : 5월 23일..

중국작가 위화의 소설 을 예전에 읽은 적이 있었다. 주인공 양페이가 죽어 빈의관이라는 화장터로 가는 장면에서 소설이 시작을 한다. 제7일의 주인공 양페이는 사후세계를 방황하며 아버지를 찾아다니는 살아있는 사람의 시선이 아닌 망자의 시선으로 그려낸 특이한 구도의 소설이다.우리나라 영화 는 책이 아닌 영화로 만났다. 감독, 주연이 내가 잘 아는 배우 하정우였다. 그러나 이 작품이 위화의 작품이란 걸 알지는 못했다. 이렇게 위화가 누군지도 모른 채 위화를 책으로 영화로 만났다.이번엔 ‘중국의 대중문화산책’ 강의를 통해서 중국의 작가 위화를 만났다. 그의 장편소설 '인생'을 책으로도 읽고 그 여운으로 영화를 찾아서도 보았다. 그의 대표작 의 영화 속에서는 주인공 푸구이가 담담하게 지난 인생을 들려주는 것과는 ..

2025년 4월 26일몇 번의 환승을 거쳐 에버라인 용인중앙시장역에 오전 9시 40분 즈음 도착을 하였다. 인근에 있는 포브스병원버스정류장에서 시작점인 두창 7리를 가기 위해 10-3, 10-4번 버스를 타야 하는데 주말엔 배차 간격이 한 시간이다. 버스정류장에 도착하여 보니 10-3번(이지만 정작 도착한 버스는 10-4번)이 10분 후에 도착한다고 떠있다. 사실 집에서부터 출발이 늦어서 여러모로 걱정이 많았는데 걱정 하던 버스가 10분 후 도착이라니 얼쑤 기분이 좋았다. 주말이나 휴일엔 10-3번은 운행을 하지 않는단다. 포브스병원 버스정류장에서 오전 10시에 10-4번 버스를 타고 35분 후에 두창 7리 버스정류장에 내렸다. 버스정류장에서 뒤돌아 시작점인 평대사거리 방향으로 잠시 걸어갔다. ● 경..

내가 기억하는 백양사는 산속 깊은 곳에 있는 절이었던 거로 남아있다.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 우연히 찾은 백양사는 주변이 온통 주택가다. 수십 년 전 성안동 일대가 택지조성을 하네마네 하는 걸 모르진 않았지만 이렇게 도심으로 변한 걸 보는 건 처음이다. 변하지 않은 게 없지만 이곳 함월산 자락 역시 변해도 많이 변했다. 태화복합문화공간 만디에서 데이비드 호크니 몰입형 미디어 아트 전시 영상을 보고는 길을 건너 백양사로 갔다. 일주문을 들어서자 이렇게 달마대사가 정 중앙에 서서 대중을 반기다니 놀랐다. 달마대사는 현학적인 철학체계에 갇힌 그 시대의 불교에서 벗어나 본래의 청정한 자성에 눈 떠 바로 성불하라는 설법을 평이한 구어로 설하였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새 불교의 이상을 달마에게 구하였다고 한다. 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