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우리땅 구석구석~~/경상도 (67)
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청송 사는 후배가 사과꽃이 필 때 오라며 진작에 잡아 놓은 날에 왔건만 사과꽃은 피지 않았다. 작년엔 4월 초 사과꽃이 만개하였었단다. 올해 청송엔 벚꽃도 아직 피기 전이었다. 사과 꽃 대신 역사속 인물을 찾아보는 청송(영양) 여행이 되었다. 하여 첫 번째로 독립운동가 남자현지사 생가지를 들르고, 두번째로 두들마을에서 한글로 쓴 최초의 조리서 '음식디미방'을 쓴 여중군자 장계향에 대해 알아보고 역시 두들마을 출신인 소설가 이문열의 문학관과 생가도 돌아보았다. 두들마을을 나오며 마을 입구에 있는 카페 '율'에서 잠시 쉬었다 가기로 하였다. 전국이 벚꽃이 만개하여 꽃놀이에 법석이었으나 4월 초 청송(영양)엔 벚꽃이 아직 피기 전이었다. 카페 율 입구에 있는 벚나무에도 꽃이 피었다면 대단하였겠다며 아직 꽃이 ..
최초의 한글 조리서 '음식디미방' 나는 처음 들어보는 것이지만 함께 방문한 일행들은 오래전 이곳에서 음식을 먹어본 적이 있다고 했다. 그리곤 잊었는데 오늘 보니 그때 생각이 난다며 장계향문화체험교육원에 모형으로 재현해 놓은 음식들을 보며 이리 대단한 줄 몰랐다며 놀라워했다. 영양군 석보면 두들마을은 '언덕(두들)에 위치한 원이 있던 마을'이라고 하여 원두들, 원리라 부른다. 1640년 석계 이시명 선생이 병자호란의 국치를 부끄럽게 여겨 벼슬을 버리고 이곳으로 들어와 학문연구와 후학을 양성하는데 전념하였다. 석계의 아들 중 넷째 숭일이 선업을 이었고 후손들이 더해져 재령이씨 집성촌이 되었다. 두들마을에는 훌륭한 학자와 독립운동가를 배출하였는데 항일 시인인 이병각과 이병철, 소설가 이문열이 유명하다. 여중군..
청송에서 영양으로 넘어왔다. 그저 다리 하나만 건너면 영양이었다. 후배네 집이 있는 곳이 청송 북부 지역이라 오늘 우리가 온 영양군 석보면이 바로 지척이다. 영화 '암살'에서 배우 전지현이 맡아 열연을 하였던 안옥윤의 실제 모델이 남자현이라는 것은 암살 영화를 보고 나서 알았다. 후배 S는 이번 청송(영양)여행에서는 역사 속 여성을 찾아보는 것으로 일정을 짜놓았더라. 첫 번째로 남자현 지사 생가지에 갔다. 대한민국 정부에서는 남자현 지사의 독립정신을 기려 1962년 3월 1일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추서 하였다. 영양군에서는 지사가 출생한 이 자리에 본채 및 부속사를 복원하였다. 현재 그곳엔 역사공원이 조성 중이었고 막바지 마무리 중인 듯 아직은 정식 개관을 하지 않아 겉만 한 바퀴 돌아보았다. 그날 밤에 ..
2년 전 청송여행 중에 청량대운도를 관람하기 위해 찾아갔으나 관람시간을 넘겨 도착하여 아쉽게 발길을 돌렸던 기억이 생생하다. 후에 티벗 쉰세대님이 다녀오셔서 올린 청량대운도를 사진으로 보는 것으로 대리만족하였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어제(4월 5일) 야심한 시간에 청송 후배 집에 도착하여 잠을 자고 오늘 오전 첫 일정으로 미술관부터 들렀다. 청량대운도전시관에 들어서자마자 입이 떡 벌어졌다. 그림이 크다고는 들어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후배 S가 청송에 왔으면 필히 봐야 한다고 하더니 이유가 있었네. 사진으로 보는 것과는 천지차이다. 손, 머리, 그리고 발, 자신의 신체를 낙관하듯 찍어 놓은 것도 인상적이었다. 청송군 진보면 신촌리 옛 신촌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하여 건립된 미술관은 청송 출신 야송 ..
엄마를 주간보호센터에 모셔다 드리고 기차시간까지 3시간가량 남아서 자투리 시간에 무얼 할까 잠시 궁리를 하였다. 친구 J가 울산대교전망대를 구경시켜 주겠다 하는데 그럴 시간이 안되어 사양했다. 리무진을 타고 울산역까지 3-40분은 가야하니 사실 시간이 넉넉하지는 않았다. 그러니 멀리 갈 시간은 안되고 하여 성남동에 있는 울산시립미술관을 가기로 하였다. 언젠가 버들라인 님이 소개한 적이 있어 기억하고 있었다. 어떤 전시를 하고 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자투리 시간을 보내기엔 적당한 것 같았다. 버스를 타고 태화강 국가정원을 지나며 태화루가 눈에 들어왔다. 태화루!! 마침 버스가 정류장에 멈추었고 나는 갑자기 버스에서 내렸다. 태화루는 오래전부터 이 자리에 있었다고 전해지는데, 임진왜란 때 불타 없어진 것으로..
소꿉친구를 만나러 간 울산. 칠암에서 아나고회를 맛있게 먹고 다시 언양 작천정으로 이동하여 베이커리카페에서 요즘 대세에 맞춰 소금빵에다 단팥빵을 먹었다. 당연히 커피도 마셨다. 수다에 수다의 강이 넘칠 즈음 내가 딴지를 걸었다. "밖에 나가고 싶다." "어데 가고 싶노?" 모처럼 이렇게 울산까지 왔는데 카페에 앉아 시간을 보내긴 너무 아까웠다. 그래서 가까운 통도사엘 가기로 하였다. 개산開山 1378주년 사찰의 창건을 뜻하는 개산開山, 개산대재는 산문이 열린 날을 축하하는 축제의 날임과 동시에 역사의 긴 발자취를 돌아보고 개산조사 자장율사의 가르침을 되새기는 날이다. 산문을 열어 사찰의 역사가 시작된 날을 기리고 창건주의 가르침을 이어 가기 위해 각 사찰에서는 개산대재를 봉행한다. 통도사는 음력 9월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