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우리땅 구석구석~~/경상도 (82)
그린로즈의 일상 스케치

2년 전 청송여행 중에 청량대운도를 관람하기 위해 찾아갔으나 관람시간을 넘겨 도착하여 아쉽게 발길을 돌렸던 기억이 생생하다. 후에 티벗 쉰세대님이 다녀오셔서 올린 청량대운도를 사진으로 보는 것으로 대리만족하였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어제(4월 5일) 야심한 시간에 청송 후배 집에 도착하여 잠을 자고 오늘 오전 첫 일정으로 미술관부터 들렀다. 청량대운도전시관에 들어서자마자 입이 떡 벌어졌다. 그림이 크다고는 들어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후배 S가 청송에 왔으면 필히 봐야 한다고 하더니 이유가 있었네. 사진으로 보는 것과는 천지차이다. 손, 머리, 그리고 발, 자신의 신체를 낙관하듯 찍어 놓은 것도 인상적이었다. 청송군 진보면 신촌리 옛 신촌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하여 건립된 미술관은 청송 출신 야송 ..

엄마를 주간보호센터에 모셔다 드리고 기차시간까지 3시간가량 남아서 자투리 시간에 무얼 할까 잠시 궁리를 하였다. 친구 J가 울산대교전망대를 구경시켜 주겠다 하는데 그럴 시간이 안되어 사양했다. 리무진을 타고 울산역까지 3-40분은 가야하니 사실 시간이 넉넉하지는 않았다. 그러니 멀리 갈 시간은 안되고 하여 성남동에 있는 울산시립미술관을 가기로 하였다. 언젠가 버들라인 님이 소개한 적이 있어 기억하고 있었다. 어떤 전시를 하고 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자투리 시간을 보내기엔 적당한 것 같았다. 버스를 타고 태화강 국가정원을 지나며 태화루가 눈에 들어왔다. 태화루!! 마침 버스가 정류장에 멈추었고 나는 갑자기 버스에서 내렸다. 태화루는 오래전부터 이 자리에 있었다고 전해지는데, 임진왜란 때 불타 없어진 것으로..

소꿉친구를 만나러 간 울산. 칠암에서 아나고회를 맛있게 먹고 다시 언양 작천정으로 이동하여 베이커리카페에서 요즘 대세에 맞춰 소금빵에다 단팥빵을 먹었다. 당연히 커피도 마셨다. 수다에 수다의 강이 넘칠 즈음 내가 딴지를 걸었다. "밖에 나가고 싶다." "어데 가고 싶노?" 모처럼 이렇게 울산까지 왔는데 카페에 앉아 시간을 보내긴 너무 아까웠다. 그래서 가까운 통도사엘 가기로 하였다. 개산開山 1378주년 사찰의 창건을 뜻하는 개산開山, 개산대재는 산문이 열린 날을 축하하는 축제의 날임과 동시에 역사의 긴 발자취를 돌아보고 개산조사 자장율사의 가르침을 되새기는 날이다. 산문을 열어 사찰의 역사가 시작된 날을 기리고 창건주의 가르침을 이어 가기 위해 각 사찰에서는 개산대재를 봉행한다. 통도사는 음력 9월 9..

악양 평사리 최참판댁도 들르고 악양 들판의 부부소나무도 잘 계신(?) 지 다시 보고 싶은 마음에 오늘 하동에서의 일정은 악양이다. 하동에서의 두 번째 아침 역시 온갖 봄나물로 차린 아침 식사 시간이 길었다. 한 번 시작하면 끝날 줄 모르는 별별 이야기로 오전 9시가 넘어 집을 나섰다. 그런데 이런! 오늘 섬진강 마라톤이 있다는 건 알고는 있었지만 섬진강변 도로가 다 차단되었을 줄은 몰랐다. 마라토너들이 달리고 있는 맨 뒤를 천천히 따라가다 보니 악양까지 이렇게 갈 수는 없다 생각하고는 목적지를 바꾸기로 하였다. 하여 급하게 정한 구례 사성암이다. 사성암은 두 번 정도 갔었던 기억이 있는 곳이다. 그것도 생각해보니 10년도 더 되었다. 사성암은 개인 차로는 올라갈 수 없고(휴일이라 더욱) 마을 주차장에서 ..

하동 1박 2일의 첫째 날 우리는 순천만국가정원에서 나와 순천시내에서 생선구이로 점심을 먹었다. 갈치, 조기., 고등어, 민어 네 종류의 생선이 맛깔나게 구워져 나왔다. 생선은 당연하고 반찬까지 비우고 마지막에 나온 누룽지조차 우리는 싹싹 비웠다. 언니가 우리를 위해 생각해 놓은 오후 일정으로 커피도 마시고 작고 아름다운 섬 산책도 하고 저녁에 싱싱한 회가 예약되어 있다는 섬진강 하구 망덕포구로 출발을 하였다. 배알도로 들어 가는 인도교인 별 헤는 다리는 인근에 정병욱 가옥에서 보존된 윤동주 시인의 시집 '하늘과 바람과 시'에 수록된 별 헤는 밤을 모티브로 이름 지었다고 한다. 별 헤는 다리 입구에 있는 카페 테라스에서 통 창 너머로 보이는 멋진 풍경을 보면서 커피를 마셨다. 문득 광양 사는 도반이 생각..

귀향한 지 4년이 된 오랜 친구(언니)의 초청으로 하동으로 가는 금요일 저녁, 서울남부터미널에서 오후 7시 30분 하동행 버스가 출발을 하였다. 버스는 빈자리 없이 만석이다. 경상도로 들어서며 언젠가부터 비가 내리고 있었다. 구례에서 대부분의 승객들이 내렸고, 화개장터와 하동읍에서 남은 승객들이 내리고 마지막 목적지 하동터미널에는 우리 세 명과 다른 승객 한 명만이 내렸다. 하동까지는 4시간이 걸렸다. 밤 11시가 훌쩍 넘은 하동터미널에 구름재 언니가 마중을 나와 있었다. 그 늦은 밤에 언니는 부랴부랴 산나물 등을 넣은 부침개를 부치고 엄나무순, 두릅을 데쳐서 내놓았다. 퇴근하자마자 버스를 탄 선화는 배고픈 김에 잘되었다 하고, 나랑 동현언니는 사양할 것도 없이 젓가락을 찾아들었다.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